성분명 이름을 아는 것으로 특정 약물이 어디에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약품을 구매할 때 상품의 이름을 부릅니다. 두통약을 찾을 때 <타이레놀>을 부르는 경우는 많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을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는 특정 물질에 대해 각 제약사가 부르기 쉬운 "브랜드 이름"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약을 부르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화학적 결합상태, 분자구조를 부르는 '화학명'(Chemical Name)과 성분의 형태와 작용 기전 등을 조합해서 만드는 '일반명'(비독점명이라고도 함, Generic Name), 마지막으로 제품 개발 후 판매를 위해 제약사가 만드는 '브랜드명'(Brand Name)입니다. 예를 들어 얀센의 두통약 <타이레놀>은 브랜드 이름입니다. 일반명 '파라세타몰 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 또한 화학명은 'N-아세틸-p-아미노페놀'(N-acetyl-p-aminophenol)이라는 세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분명을 짓는 데는 규칙이 있습니다. 각국 약전 회의에서 발행하는 약물 기준(약전)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성분명 제작 시 조건은 모든 성분을 소문자로 표기해야 합니다. 이는 특정 상품의 홍보가 아닌 의학 및 약학 논문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일반 명칭이 최초로 표준화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약학을 연구하는 도시 약전이 생기면서부터 입니다. 그전까지는 약을 개발해도 이름이 제멋대로여서 일반명으로 약의 기전과 작용 부위를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런던, 에든버러, 더블린, 함부르크, 베를린 등의 도시는 의약품 개발에 따른 이름을 통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953년에는 세계 보건기구(WHO)가 나서 라틴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로 일반명을 정하고 이를 의약학 논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비영리 명칭(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을 제정했지만 명명법이 정착된 것은 1960년대 이후입니다. 이렇게 50여 년의 시간이 지나 현재는 화학 의약품부터 바이오의약품에까지 약전에 따른 이름이 완전히 정착했습니다.
접두/접미어 | 약물종류 | 대표약물 |
-vir | 할바이러스제 |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
-mab | 다닝클론항체 | 옵디보(니볼루맙) |
-ximab | 하나 이상 항원 반응 키메라 항체 | 램시마(익플릭시맙) |
-zumab | 인간화 항체 |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
-tinib |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 | 젤코리(크리조티닙) |
-vastatin | HMG-CoA환원효소 억제 |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
-lukast |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할제 | 싱귤레어(몬테루카스트) |
-grel | 혈소판 응집 억제제 | 브릴린타(타카그렐러) |
-axine | 도파민 및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 이팩사(벤라팍신) |
-oxetine | 플루옥세틴 관련 항우울제 | 심발타(들록센틴) |
-sartan |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할제 | 코자(로사르탄) |
-oxacin | 퀴놀론계 항생제 | 아벨록스(목시플로사신) |
-xaban | 직접작용 Xa 억제제 | 엘리퀴스(아픽사반) |
-afil | PDES 효소 억제제 | 시알리스(타다라필) |
-prost | 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 | 잘라탄(라타노프로스트) |
-parib | PARP 억제제 | 린파자(올라파립) |
현재 약전에 따르면 의약품의 이름을 짓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회사 지정명'+'작용 계열'+'대상'+'약물 형태'가 일반적입니다. 항생제인 '세파졸린' 등 예외가 일부 있지만 대체로 이 같은 약전 형태를 따릅니다. 화학 의약품의 경우 뒤의 말에 따라 작용 기전을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vir'는 항바이러스제, 'cillin'은 유도 항생제, 'sartan'은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tide'는 펩타이드 및 글리코펩타이드를 뜻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회사 지정명 다음 오는 글자 중 'vi(r)'은 감염성 질환, 'li(m)'은 면역계 질환, 'mu(l)'은 근골격계 질환, 'tu(m)'은 육종, 'neu(r)'은 신경계 질환, 'c(i)'은 순환계 질환 등 작용 질환을 의미하며 그 뒤 'u'는 인간, 'o'는 쥐, 'xi'는 쉬메릭, 'zu'는 인간화를 의미합니다.
만약 GSK의 COPD 치료제 '누 칼라'의 성분명인 '메폴리주맙'을 보면 이는 회사가 지정한 'mepo'에 면역계(immune)를 뜻하는 'li', 인간화를 뜻하는 'zu', 단일클론항체를 말하는 'mab'이 합성된 형태입니다. 즉 면역계에 작용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최근 애브비에서 개발 중인 소아 크론병 환자 치료를 위한 의약품 '리산키주맙'(risankizumab)을 보면 Risa라는 이름에 타깃형 인터루킨 작용의 'ki(n이 포함되기도 함)'에 'zu', 'mab'이 각각 붙은 형태의 성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 의약품은 면역계가 질병과 감염에 싸우도록 하는 단백질(인터루킨)의 과다 발현을 억제하는 인간 단일항체 의약품이라는 뜻을 이름이 가지고 있습니다.
화학 의약품의 경우도 다소 간략하지만 이 같은 규칙이 거의 대부분 적용된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 radotinib)의 '-tinib'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를 뜻하는데 실제로 이 의약품은 유전자 염기서열 중 백혈병을 가진 사람에게 비정상으로 발견되는 'bcr-abl 단백질'을 억제합니다. '글리벡'(이매티닙), '스프라이셀'(다사티닙) 등의 약물도 이 같은 기전으로 만성백혈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발기부전 치료제인 '시알리스'의 성분명 '타다라필'(tadalafil)의 '-afil'은 혈류 유입을 억제하는 PED5 효소의 발현을 막아 발기 시간을 유지해주는 의약품이라는 뜻이 있으며 위궤양 및 위식도 역류질환에 사용되는 '오메프라졸'(omeprazole)의 '-prazole'은 위산 분비의 맨 마지막 단계인 '프로톤 펌프'를 저해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의약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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